당신이 테노치티틀란에서 육류를 유통하는 상인이라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테노치티틀란에서는 넓적다리 부위, 허벅지, 팔, 다리, 가슴살 등 부위별로 육류를 유통하고 있으며, 그 외 손과 발, 머리 및 내장 부위는 판매하지 않고 폐기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폐기하는 부위들을 판매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우선 손과 발 부위에 매운 고추 양념을 가미해 간단하게 끓여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을 개발했습니다. 식품 개발 단계에서 관능성 평가와 맛 테스트를 진행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냈습니다.

이에 고무된 당신은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운 맛의 정도를 찾기 위해 매운 맛의 정도를 달리한 제품들을 소량 생산해 테노치티틀란의 대형 마트를 통해 유통해 보았고 본격적인 유통에 앞서 제품을 구매하여 취식해 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보았습니다. 당신은 제품 취식 결과에 대한 만족도 Y는 아래와 같이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만족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수준의 매운 맛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예상과는 달리 만족도가 극대화되는 매운 맛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운 맛이 강해질수록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감소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던 당신은 곧 그 원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테노치티틀란은 왕족과 귀족이 거주하는 지역과 상인이 거주하는 지역, 군인이 거주하는 지역과 농민이 거주하는 지역을 구분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각 지역별로 해당 계급만이 거주할 수 있고 가계 소득 수준이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제례(祭禮) 의식 등 육류 소비와 관련한 식습관 역시 다르다고 합니다. 그 결과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매운 맛의 정도뿐만 아니라 응답자가 속한 거주 지역의 특성에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동일 거주 지역에 속한 응답자들은 거주 지역의 특성으로부터 유사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므로 동일 거주 지역에 속한 응답자들의 결과는 서로 확률적으로 독립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이런 특성을 지닌 데이터를 이용해 최소자승추정법(OLS)을 적용하면 표준오차가 비정상적으로 작아지고 결정계수 값이 실제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추정회귀모형을 부당하게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처음에는 거주 지역을 고려하지 않고 조사 결과를 분석했지만 이제 거주 지역을 고려한 결과 거주 지역이 매운 맛의 정도와 취식 후 만족도의 관계를 왜곡하는 왜곡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당신은 매운 맛의 정도에 대한 개인의 선호 외에 각 개인이 속한 거주 지역까지 고려한 위계선형모형을 구성하여 거주 지역별로 매운 맛의 수준과 만족도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위계선형모형(HLM: Hierarchical Linear Model)이 일반적인 회귀분석모형과 다른 점은 테노치티틀란의 거주 지역과 같은 상위 수준의 오차까지 고려한다는 점입니다. 위계선형모형에서는 상위 수준의 오차와 개인 수준의 오차는 서로 확률적으로 독립이라고 가정합니다. 당신이 분석해본 결과 일반적인 회귀분석모형 대비 위계선형모형을 적용한 분석 결과의 편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일반적인 회귀분석모형에 비해 거주 지역을 고려한 위계선형모형이 보다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주 지역별로 보면 매운 맛의 정도가 높아질수록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체감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테노치티틀란에서 당신이 겪은 문제는 위계선형모형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개구리-연못 이론(frog-pond theory)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동일한 무게를 가지는 개구리들을 서로 다른 두 개의 연못에서 표집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동일한 무게를 가지는 개구리가 하나의 연못에서는 비교적 큰 무게를 가진 개구리에 속하지만 다른 연못에서는 비교적 작은 개구리에 속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속성을 달리하는 연못에서 표본 추출한 개구리들의 데이터를 근거로 개구리의 몸무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최소자승법(OLS)으로 추정하게 되면 개구리의 몸무게에 영향을 미치는 서로 다른 연못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제 당신은 만족도의 수준은 거주 지역에 따라 상이하지만 매운 맛의 정도가 높아질수록 손발 신제품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아진다는 사실과 왕족/귀족 및 상인 거주 지역의 만족수준이 군인 거주 지역이나 농민 거주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당신은 제품과 브랜드를 나누어 군인과 농민을 대상으로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간편 식품으로 출시하고 왕족/귀족 및 상인을 대상으로는 신선한 원료에 사제들의 축성을 받은 고급 기호 식품을 별도로 출시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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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신제품개발단계는 아래와 같은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신제품개발단계에서 아래와 같이 구매예상시기를 묻는 질문은 예비시험조사 단계의 유치조사(Home Use Test)에서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컨셉트 평가 단계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이 의미가 있으려면 컨셉트의 정제 수준이 매우 높고 패키지나 시제품(mock-up) 등을 제시할 수 있어 응답하는 소비자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Q1. 귀하는 향후 ‘OOO’ 을(를) 구매할 계획이 있습니까?

구매할 계획이 없다 ························· 1 

6개월 이내에 구매할 계획이다 ······ 2

1개월 이내에 구매할 계획이다 ······ 3

 

 위의 질문은 구매 시기를 완비된 형태로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구매의향이 있는 소비자의 비율을 과소추정하게 되는 경쟁가설로 작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응답자의 입장에서 위 설문의 보기 ‘6개월 이내’나 ‘1개월 이내’는 너무 촉박한 기간일 수 있으며. 좀 더 다양한 구매예상기간이 보기로 제시되어야 합니다. 또한, 응답자 입장에서는 구매할 의향은 있지만 언제 구매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경우도 있으므로 이를 반영한 보기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러한 보기가 모두 반영되었을 때 컨셉트와 제품을 이루는 요소 중 소비자에게 보다 더 호소력이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요소가 구매를 주저하게 되는 장애 요인인지 보다 명백해지기도 합니다.

신제품개발과정은 선형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아래와 같이 나선형을 이루며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개발과정에 맞춰 조사표의 질문 역시 그 형태와 구체화 정도를 달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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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비스콘이 속해 있는 OTC 위장질환치료제 시장은 대안 탐색·비교 평가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단 증상 해소를 위해 구매부터 이루어지고 별 다른 불만이 없다면 재구매가 이어지는 이성 중심의 저관여 시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OTC 위장질환치료제 시장이 이성 중심의 저관여 시장이라면 소비자와 제품을 연결하여 구매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leverage 확보가 경쟁 우위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개비스콘 광고가 이런 leverage 확보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개비스콘 광고는 개비스콘 짤 생성기가 생길 정도로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내기도 했지만 개비스콘이 제시하는 편익을 구체적으로 잘 보여준 광고이기도 합니다. 개비스콘 츄어블정 식사편 광고를 보면 소비자가 직면한 ‘식사 후 타는 듯한 복부와 가슴 쓰림’이라는 상황과 문제를 제시한 다음 개비스콘의 ‘빠른 증상 개선효과’를 소방관이 등장하는 크리에이티브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겔포스M은 최근 집행 광고를 볼 때 개비스콘의 공격에 ‘손쓰림’이라는 문제와 OTC 위장질환치료제 대표 브랜드 겔포스M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거나 개비스콘의 광고는 매우 전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비스콘 광고를 자세히 뜯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비스콘 광고를 토대로 강조·생략하거나 tone & manner를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카테고리와 브랜드에 어울리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구글 트렌드에서 검색해보면 2016년 이후부터는 개비스콘의 검색량이 겔포스를 앞서는 모습을 보입니다. 개비스콘의 관련 검색어로도 개비스콘 짤이 언급되고 있어 개비스콘 광고가 최소한 개비스콘 인지도 제고에는 기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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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o.research.net/r/XSKJR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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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를 하다보면 ‘willingness to pay’라는 단어를 가끔 듣게 됩니다. ‘willingness to pay’는 대체로 시장조사보다는 공공 서비스 관련 조사에서 조금 더 자주 접하는 단어입니다. 시장조사에서는 가격이라는 직관적인 단어가 일반적입니다. 사실은 두 단어는 거의 동일한 의미로 이해해도 무방한데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는 공공재라는 특징 때문에 가격보다는 willingness to pay라는 좀 더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willingness to pay’는 소비자 혹은 고객이 한 단위의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최대가격을 말합니다. 구태여 그냥 가격이 아닌 최대가격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willingness to pay’가 소비자의 효용극대화로부터 나온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willingness to pay’의 개념 속에는 주어진 예산 제약 하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이 가격만큼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효용극대화 문제를 생각해보면, X재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 효용극대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는 주관적 교환비율인 한계대체율(MRS :Marginal Rate of Substitution)이 객관적 교환비율인 상대가격과 일치하는 E1에서 소비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를 X재라는 관점에서 대범하게 이야기해본다면 X재의 가격이 X재 소비로 인한 한계편익(MB :Marginal Benefit)과 일치할 때까지 X재의 소비를 증가시킬 때 주어진 예산 하에서 개별 소비자의 효용이 극대화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때의 가격은 소비자가 효용 극대화를 추구할 때 지불할 의사가 있는 최대가격이 됩니다. 만약 이 가격보다 더 작은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면 소비량을 늘려 자신의 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고 만약 주어진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 본인의 순편익이 負의 값을 가지므로 X재의 소비량을 줄여야 합니다.

시장에서는 가격차별화가 존재하지 않은 한 모든 소비자들은 주어진 가격 하에서 본인의 효용을 극대화하도록 소비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보면 가격을 기준으로 개별 소비자의 수요함수를 수평으로 합하면 시장수요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이 공공 부문에서는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공공 서비스의 경우 가격이 사회적 선호를 조절하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 서비스 시장이 존재하기 힘든 이유는 공공 서비스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관념적으로만 생각해본다면 공공재(public goods)는 소비의 비경합성과 배제불가능성을 그 특성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의 공공 서비스가 가지는 비경합성과 배제불가능성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민간에서 공급하는 서비스와 동일한 성질을 지닌 서비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공공재의 비경합성이란 하나의 소비자가 그 제품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이 다른 소비자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를 생각해보면 교통 혼잡이 없는 상황이라면 나의 통행이 다른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공공재의 배제불가능성이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소비자가 해당 공공재를 소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소득세를 체납한 주민이라고 해서 해당 지자체가 건설한 다리를 못 건너가게 할 방법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생각하기가 조금 곤란할 것입니다.

이러한 공공재의 특성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공공재는 정부 등 공공부문이 주어진 양을 공급하고 개별 소비자, 주민 혹은 국민은 서로 다른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즉 가격을 기준으로 개별 소비자의 수요함수를 수직으로 합하여 해당 공공재의 수요곡선을 도출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원래 시장이 잘 형성되지 않으므로 가격정보를 이용해 공공재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공공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비용편익분석의 한 과정으로 공공사업이 제공하는 편익 또는 기대효과에 대한 willingness to pay를 알아내기 위한 설문조사를 종종 실시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관련 학계의 노력으로 표준적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으며 가급적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이러한 절차를 따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본다면 공공 부문에서 willingness to pay를 파악하는 조사는 민간 조사에서의 가격조사와 마찬가지로 설문조사의 응답자가 가급적이면 가장 낮은 가격을 선택하여 자신의 선호를 과소 표출하려는 경향성이 있다는 문제와 함께 과연 조사대상자가 해당 공공사업이 제공하는 편익을 제대로 평가할 정도의 지식과 정보 및 경험이 있는가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등 다양한 공공기관들이 제공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공공재적 특성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떤 부문은 공공재적 특성이 있을 것입니다. 원래 시장이 공급하기 곤란한 재화와 서비스를,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일부 과점 기업에게 공급하게 하자는 주장에는 쉽게 동조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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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막대형 차트에 비해 많이 활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수평막대형 차트는 공간 활용 면에서 효율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수평막대형 차트에서는 차트를 보는 시선이 상하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는 수직막대형 차트에서의 시선 이동보다는 다소 불편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평막대형 차트에서는 가급적 시선의 흐름을 방해하는 안내선이나 테두리는 사용하지 않고 그래프의 배열은 크기 순서나 논리적 순서를 반드시 준수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개의 수평막대형 차트를 비교할 경우에 가급적 비교 대상 차트들의 방향이 동일하도록 차트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교를 목적으로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수평막대형 차트를 그리면 차트를 바라보는 시선 흐름에 혼선이 생겨 차트를 읽는 사람이 불편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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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자료에 대한 분석을 마치면 조사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설문조사의 결과는 의사결정을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조사결과 보고서에 들어가는 차트 역시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디자인 과잉으로 차트를 보는 사람의 주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합니다.

조사결과 보고서에서 흔히 활용하는 차트에는 수직막대형, 수평막대형, 분할막대형, 파이형, 방사형, 꺽은선의 여섯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이들 중 수직막대형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차트 유형입니다. 수직막대형의 막대 그래프는 크기순이나 논리적 순서대로 배열해서 차트를 보는 사람이 차트를 이해하는데 드는 시간을 줄여 줘야 합니다. 자사 브랜드의 막대 그래프와 같이 강조해야 할 정보는 가장 좌측으로 배열하거나 색상을 다르게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막대 그래프의 간격도 너무 넓게 지정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차트를 보는 사람이 차트 외에 정보를 참고해야할 필요가 없도록 차트에 나온 수치와 전체 응답자 수 외에도 관련 내용을 가능한 모두 기입합니다.

비교 형태의 수직막대형 차트를 작성할 경우에는 색상에도 일정한 방향성을 부여해서 시선의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범례를 삽입할 때도 그래프를 보기 전에 범례를 볼 수 있도록 좌측 상단에 배열합니다. 그래프에 범례를 표시할 공간이 있다면 그래프 자체에 범례에 담을 내용을 표기하는 것도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분할 수직막대형 차트는 척도형 자료를 제시하는데 유용합니다. 척도형 자료를 분할 수직막대형 차트로 작성할 경우 차트를 보는 사람이 시각적으로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척도별로 색상을 구분하여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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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거의 유일한 취미는 만화책이나 동화책 혹은 장르문학 서적 등 취향에 맞는다 싶은 책을 사는 것입니다. 만화책을 사면서 마케팅 서적에 나올 법한 전형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적어볼까 합니다. 본격적으로 종이 만화책에 대한 덕질을 하지는 않고 가끔 못 보던 만화책을 발견하면 우선 일권만 사보고 내용이 괜찮으면 계속 사보는 식으로 취미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중에 혼다 신고가 그린 ‘파괴수’라는 만화를 알게 되어 만화 전문 서점에서 카드로 ‘파괴수’ 일권을 구입했습니다. 카드를 주인 아줌마에게 내밀자 정말 마법처럼 ‘카드로 결재하면 수수료 추가되는데’라는 너무 많이 읽어본 말과 함께 카운터에 세워진 작은 팻말을 가리켰습니다. 카드 결재 시 수수료 추가!

그 뒤로 저는 ‘뮤지엄’이라는 만화를 살 때까지 그 서점에 가지 않았고 ‘뮤지엄’을 살 때도 내부를 엿보고 나서 만화책 진열과 카운터 담당이 바뀐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애니 뮤직이 흐르는 매장 안에서 덕후의 아우라가 넘치는 점원의 능숙한 설명과 안내를 받아 ‘뮤지엄’을 구매했습니다. 제가 ‘파괴수’를 구매할 때 조금 불쾌했던 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불쾌한 점 하나는 만화를 파는 서점인데 전혀 만화를 소중하게 다루지도 않고 판매하는 사람은 만화에 대한 이해도 없는 듯해서 저의 취향이 무시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점입니다. 나머지 불쾌한 점 하나는 바로 소유효과(endowment effect) 때문인 것 같습니다. 뭔가 줬다가 빼앗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유효과는 단지 내 것이라는 생각 자체만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가치를 부여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소유효과는 일단 어떤 제품을 소유하게 되면 같은 목적을 위해 다른 제품을 구매할 경우 거래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소유에 따른 감정이입이 발생하게 됩니다. 만화책의 정가가 그 만화책을 소유하기 위해 지불할 가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추가로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라고 하자 뭔가 빼앗긴 느낌이 들었고 곧 그것은 약간의 분노로 발전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만화책의 가격에 카드수수료를 포함해서 가격을 책정하고 ‘현금 결재 시 할인’이라고 이야기했다면 같은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조금은 덜 억울한 느낌이 들었을 것입니다. 환불보증이나 시험사용처럼 일단 최초 구매의 문턱을 낮춰주면 최종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 역시 소유효과와 관련이 있습니다. 매장에서 동일 제품군 내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먼저 제안하는 이유 역시 소유효과를 노린 것입니다.(최근 ‘보노보노’가 다시 출간된 것 같습니다. 만화를 즐기시지 않는 분들도 한권 정도는 구매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색하고 본다면 화두 공안을 보고 깨달음을 얻는 것 같은 느낌이 드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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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백화점에서 흥미로운 변화를 보게 되어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백화점에는 정문 하나와 주차장 입구와 통하는 측면 출입문 하나, 이렇게 두개의 출입문이 있습니다. 측면 출입문은 보통 들어올 때 이용하기 보다는 나갈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가끔 측면 출입문으로 백화점에 들어가다 보면, 들어가자 마나 천으로 된 가방이나 머플러 같은 매대가 있었고 판매원은 항상 출입문 쪽으로 서 있으면서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은 측면 출입문의 그 매대의 방향이 반대로 변경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판매원은 측면 출입문으로 들어가는 저를 등지고 백화점을 나서는 고객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측면 출입문 매대 방향의 변경이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구매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관여도를 높이고 정보를 탐색하는 등의 사전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제 막 매장을 방문해서 아직 구매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내방 고객에게 구매 제안을 한다면 판매율이 높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매장을 떠나는 고객을 대상으로 비교적 부담이 없는 상품의 구매를 제안한다면 구매할 준비가 된 고객은 추가로 구매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 더구나 이미 다른 상품을 구매한 상황이라면 판단의 준거가 변경되어 구매에 대한 저항이 낮아진 상태일 것입니다. 매장에 바로 들어와서 만원 상당의 상품을 선뜻 사기는 어렵지만 이미 10만원 상당의 상품을 구매한 상태라면 만원 상당의 상품은 별 저항없이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고객의 유입을 촉진하고 고객 회전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확보한 가망 고객들의 구매율을 높이는 노력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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